미국에서 한 달 반 살기를 끝내고 터키로 왔다.
남편의 나라에 오니까 마음이 편해지는 것도 있고,
나름 미국생활이 힘들었던(?) 기억이 있어서
터키에 오니 무엇보다 크게 안심이 되었다.
맛있게 먹었다.
카흐발트를 먹으러 갔다가
카드가 되지 않을까봐 계산 먼저 해 주세요. 라는 얘기에, 어느 한 노년의 부자처럼 보이는 남성분께서
"만약 카드가 정말 안되면, 내가 돈을 내 주고 가려고 했어." 라고 하신 말씀에 감동을 받기도 했었다.
카이세리는 예전에 한 번 와 본적이 있다.
식당에서 앉아서 밥을 먹다 보면 구걸하는 난민 아이들을 자주 볼 수 있다.
이스탄불에서 쓰레기통을 뒤지며 밥을 해결하는 난민 아이들을 보고, 익숙하지 않은 풍경에 나도 모를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카이세리도 그랬다.
어쨌든 남편의 의견에 따라 카이세리 도착.
행복한 하루를 보내고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이런 풍경을 마주한다.

아니 이게 웬 뿌연 먼지란 말인가.
심지어 냄새도 너무 심한 석탄 냄새가 난다.
우리가 포럼카이세리라는 유명한 쇼핑몰을 나왔던 시각은 저녁 일곱시경.
그 번화가에서도 까만 연기가 뒤덮여 있는 하늘을 보고 정말 너무 너무 충격이었는데,

택시 사무실 앞에서도 이렇게 새까만 연기가 계속 나오고 있었다. 이게 뭐지...?
도대체 이게 뭐지...?
이 새까만 연기가 우리 호텔방 앞을 뒤덮어
나는 호텔 창문을 열 수가 없었고,
급기야 삼일째인 지금은 호텔 방안에도 석탄 연기가 스물스물 들어와 석탄 냄새가 나고 있다.
카이세리 친구에게 물어보니, 응? 무슨 연기? 라며,
굉장히 이 새까만 연기가 일상인듯 보여 더 묻지 못했고
남편에게 나는, 이 곳에서 살고 싶지 않다고 얘기하기 시작했다. 남편의 당황스러운 시선처리.
남편은 어느 정도 사태를 수습하고자
공기청정기와 외출을 안할 것을 제안했지만

딱 봐도 비교 되는 공기질에

사람 많은 이스탄불도 이 보다는 나았고

터키 전역 중에 카이세리 공기가 제일 안 좋았다
임파선암 3기.
그걸 극복한 게 엊그제인데,
발암물질인 석탄을 또 그대로 마셔야 한다니
이건 악몽이었다
남편에게 얘기했고,
우리는 부동산 계약금(한달 치 월세)을 그대로
돌려받지 못하고 계약을 바로 취소했다
내일 눈 뜨면 앙카라로 갈 예정이다.
또 다시 짐 100kg 을 가지고 이동해야 한다.
맛있게 먹었던 음식들이 무색하게
우리는 급히 카이세리를 떠나게 되었다.

라흐마준.. 너무 맛있다

카이세리 유명몰 앞이 저녁이면 석탄 연기로 가득찬다.....

내 사랑 터키 러플스.. 터키 러플스는 너무 맛있다 정말로

이불 커버도 바로 살려고 했는데
샀으면 정말 큰일이었네..

이스켄델 케밥.. 한 끼 먹기에 정말 좋다

마도의 터키 차이티
여기는 메뉴와 실제 나온 음식에 차이가 있다
분위기에 돈을 내야 하는 곳

우리가 좋아했던 카프카스 무트팍..
정말 카이세리.. 이대로 떠나게 되는 것인가...?